[필리핀 알아가기] 철창안의 작은 상점, 사리사리 스토어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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▲ 이 글은 세부 신개념 자유여행 <세부의 태양> 블로그의 <필리핀 스타일> 카테고리에 연재되는 [필리핀 알아가기] 코너입니다. 좀 더 필리핀의 문화나 생활, 그들의 이야기를 담고 싶습니다. 여행 그 이상의 여행 <세부의 태양>

필리핀을 여행하다보면 심심치 않게 마주칠 수 있는 신기한 풍경이 있다. 바로 철창으로 된 구멍가게, 작은 슈퍼를 만날 수 있다. 처음 이를 보면 도대체 얼마나 치안이 안좋길래 철창으로 막아놨을까 싶은 생각도 들고, 큰 마트나 제대로 된 슈퍼마켓을 두고 왜 저런 상점들이 구석구석 골목골목에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 것이다.

이렇게 철창으로 막아놓은(혹은 막아놓지 않은...) 작은 구멍가게를 필리핀에서는 <사리사리 스토어>라고 부른다. 사리사리는 따갈로그어로 "다양한"을 의미한다. 사실상 사리사리 스토어는 필리핀 사람들에게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하는데 일반적으로 이런 사리사리 스토어는 개인상점을 소유하는 가게 주인의 집 내부에서 운영되는 편인데 심지어 고급 빌리지 안에 주택안에서도 볼 수 있다. 

어찌보면 필리핀 인들에겐 편의점 역할을 하기도 한다고 볼 수 있다. 우리네 편의점에서 슈퍼마켓 그 이상의 역할을 하는 것 처럼 사리사리 스토어도 실제로 필리핀 사람들의 생활에서 빼놓고 이야기 할 수 없을 정도로 슈퍼마켓 그 이상의 역할을 한다. 

예를 들면 선불폰을 많이 사용하는 필리핀의 특성상, 사리사리 스토어에서 선불폰의 요금 충전을 해주기도 하고 일반 생필품 뿐 아니라 , 온갖 군것질거리를 팔기도 한다. 하지만 단지 필리핀 사람들에게 편의점의 역할만 하는가? 하면 결코 아니다. 사실 사리사리 스토어의 가장 큰 존재이유는 바로 필리핀 인들의 기본소득과 문제를 같이 한다. 

▲ 낱개 포장된 생필품들 그들에겐 구입 가능한 최소단위

마트에서 큰 단위의 물건을 구매 할 수 없는 필리핀 서민들. 여기서 말하는 큰 단위는 하다못해 샴프 한통, 세재 한팩을 의미하기도 한다. 그들은 사리사리 스토어에 낱개로 포장되어 1회용으로 포장된 작은 단위의 물건을 구입한다. 필리핀 서민들에게 샴프 한통, 세재 한팩은 꽤나 큰 단위고 한번에 목돈이 지불되는 일이기 때문이다. 그렇기 때문에 낱개포장 제품을 주로 판매하는 사리사리 스토어는 실상 필리핀 서민들에겐 없어서는 안되는 그들만의 시스템이다.

▲ 가끔 필리핀 직원들 집에 들리면 근처 사리사리 스토어에서 아이들 간식거리나 생필품을 사주곤 한다.

게다가, 지역 사회를 기반으로 하기 때문에, 동네 주민끼리 신용이 쌓여, 급할 때는 외상도 할 수 있다. 우리네 어릴 때 동네 어귀마다 있던 인심 좋던 슈퍼마켓을 떠올려보면 쉽게 이해가 될 것이다. 그러다보니 필리핀 전역에 사리사리 스토어가 없는 곳이 없고, 아주 작은 골목길 마다 사리사리 스토어가 존재하게 된다. 사실상 빈부격차가 극심한 필리핀에서 풀뿌리 경제학의 근간을 이루는게 바로 이 사리사리 스토어인것이다. 

필리핀에 놀러오게 된다면, 도대체 치안이 얼마나 안좋길래? 철창안에서 슈퍼를 두었을까 생각하기 보다는 한편으로 왜 그들이 저런 물건을 판매하고 있고, 어떤 이유로 저렇게 사리사리 스토어가 애용되는지 조금만 생각해보면 아마 더 풍요로운 여행이 되지 않을까 한다.  사람사는 모습이 다 같듯이, 이들에게도 따뜻한 정이 있고, 인심이 쌓여 포근함을 느낄 수 있다. 낯선 이방인의 시선으로 두려워하기 보다는 한발작 다가가면 필리핀 사람들의 따뜻한 웃음과 인심을 느낄 수 있을것이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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